브루스 리우
"브루스 샤오 유 리우!"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꼽히는 피아노 대회의 우승자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24살의 젊은 청년은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오히려 발표 직후 갈라 콘서트에서 쳐야 하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생각이 더 컸다고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그는 바로, 코로나 19로 인해 6년 만에 열린 2021년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루스 리우'이다. 그는 캐나다인 최초 우승자이자 우리나라의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우승했던 2015년(17회) 대회에서 2위를 수상한 샤를 리샤르-아믈랭에 이은 2번째 캐나다인 수상자이다. (어릴 적에는 원래 이름인 Xiaoyu Liu로 연주활동을 하다가 2020년부터 Bruce라는 영어이름을 함께 넣어 연주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역대 우승자들이 대부분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연주하여 우승한 것과 다르게, 이탈리아 피아노 파지올리로 연주해서 우승한 최초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브루스는 1997년 5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베이징 출신의 중국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6살 때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주하여 캐나다 국적을 갖게 되었고, 8살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한국계 캐나다인 피아니스트 Wonny Song(송원호)에게 배웠고, 몬트리올 음악원에서는 리처드 레이몬드에게 사사했다. 몬트리올 대학교에서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1980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당타이 선'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당타이 선은 쇼팽 콩쿠르를 준비하면서도 되도록 제자가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경험하도록 가르쳤고, 그에게 영향을 받아 브루스 역시 "많은 작품을 배우면서 연주자 자신을 더 알게 된 뒤에 어디에 집중할지 정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피아노를 시작함과 동시에 음악에 타고난 소질을 보였던 어린 브루스였지만, 또 다른 취미가 많았기 때문에 피아노도 그중 하나로써 전자 키보드로 하루 10분 정도만 연습할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고 한다. (현재도 카팅, 수영, 스키등을 좋아하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스포츠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9살 때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부터 피아노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커졌고, 10살 무렵부터는 좀 더 진지한 마음으로 연습량을 늘리며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4위(2016), 스위스 인터라켄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2017), 포르투갈 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2019), 그리고 마침내 2021년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까지 이뤄내며 현재 캐나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오케스트라 협연 및 리사이틀을 통해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3개 국어(영어, 불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고, 리윈디(제16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에 이어 중국계인 덕분에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티켓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활발한 연주활동과 음반
쇼팽 콩쿠르 직후 세계 각지에서 예정되어 있는 그의 연주 일정은 이미 2025년까지 모두 꽉 차있다.
지난해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지휘 Santtu-Matias Rouvali)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여 호평을 받았으며 쇼팽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소화하는 피아니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11월, 예술의 전당에서 첫 내한 무대를 가졌던 그는 서울시향과 함께 '쇼팽 콩쿠르 스페셜' 협연자로서 콩쿠르 결선곡이었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공연 전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팬데믹으로 해외 이동이 어려운 시점에 우승곡과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하게 돼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고, 우승자다운 세련된 연주로 국내 팬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긴 바 있는 그가 얼마 전 두 번째 한국을 방문했다.
3월 4일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5일 경기도 고양, 8일 대구, 10일 부산, 11일 경기도 안산에서 관객들을 만났고, 분명한 테크닉과 유연하고 섬세한 터치, 다음어진 소리, 화려한 색채의 음색, 참신한 해석으로 각 공연마다 뜨거운 호평과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산 공연에서는 앙코르곡만 7곡을 연주하기도 했으며 공연 내내 밝은 분위기를 이끌어 연주자도 청중도 공연 자체를 즐기며 웃을 수 있는 클래식 콘서트였다고 한다. 관중들은 새로운 스타탄생을 직감한 듯 열정적인 기립박수로 그의 연주에 놀라움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오는 6월에는 대구, 부천, 광주에서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의 지휘로 빈 심포니와 함께하는 협연무대가 예정되어 있다.
음반 역시 좋은 평을 얻고 있는데 지난해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맺고 발매하자마자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은 제18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 실황앨범을 비롯하여, 프랑스의 바로크 작곡가인 '장 필리프 라모'의 작품을 녹음하여 리코딩 부분에서도 앞으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피아노 연주는 제게 직업이 아닌 보람찬 취미입니다." (브루스 리우)
일로 피아노를 치고 싶지 않다는 그의 이름 앞엔 앞으로 꽤 오랜 기간 '쇼팽'이란 작곡가의 이름이 함께 하겠지만
26세의 젊은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는 지금껏 그래 왔듯 더 많은 작곡가의 음악을 공부하며 자신을 알아가고 싶다고 했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이기에 모든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연주하여 청중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싶다는 재능 있고 열정 가득한 이 젊은 음악가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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