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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쿨리뷰]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결선 / 결과 발표)

by pianovella 2023.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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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일(토) 오후 3시부터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대망의 파이널 라운드! 결선 무대가 시작되었다.

필자가 특히 설레고 기대됐던 부분은, 경연자들의 선곡이 중복되는 곡 없이 다 다르다는 것이었다. 물론 같은 곡을 연주하면 각각 다른 스타일과 해석을 보고 들을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이번 콩쿠르 참가자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나 보니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콩쿠르가 아니라 음악회 같아서, 주옥같은 다양한 협주곡을 하루에 다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행복했다. 영상 송출 상태와 음향 퀄리티 역시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100퍼센트 만족하며 콩쿠르를 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댓글에서처럼 '귀가 호강하는 콩쿠르'란 말이 와닿는다.💯

 4명의 연주를 다 들은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각자 장점이 다른 참가자들의 실력이 쟁쟁해서 한 명 한 명 연주를 끝낼 때마다 순위가 어떻게 될지 점점 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 중 하나. 본선 2차에서는 손가락 클로즈업이 안되어서 아쉬웠는데, 결선에선 클로즈업이 되어서 참가자의 테크닉, 터치등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동안 흘린 수많은 땀과 노력을 연주에 담아내며, 반짝반짝 빛났던 4명의 결선 진출자들의 연주에 대한 소감을 적어보았다.

 

 

1. 선율 (Youl Sun / Korea)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곡했다. 풍부하고 세련된, 고운 소리를 갖고 있다. 어려운 테크닉을 구사하면서도 차분하고 안정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1악장에서 템포가 살짝 더 빨랐으면 조금 더 긴박감이 느껴지는 1악장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아주 정확한, 정석으로 잘 연주된 프로코피예프였다. 시종일관 달리는(^^;) 빠른 템포 속에서도 지휘자와 눈을 맞추며 오케스트라와의 합도 굉장히 좋았다.

아무래도 결선이다 보니 긴장한 듯 1악장이 끝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2악장부터는 확실히 긴장이 풀려서 휘몰아치는 부분 등이 훨씬 더 프로코피예프의 색채가 선명하게 드러난 연주를 했다. 선곡도 기량을 보여주기에 좋은, 매력적인 곡을 잘 고른 것 같다. 잘 정돈된 느낌의 연주 스타일이고, 워낙 편안하게 쳐서 힘을 아끼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사운드 자체가 홀을 꽉 채울 정도로 울림이 크고 깊다. 3악장까지 멋진 연주를 마친 후 땀범벅이 되어 수줍은 미소를 짓는 아직 앳된 소년 같은 느낌의 피아니스트 선율. 테크닉과 표현력이 모두 좋은, 다방면에서 골고루 재능이 갖춰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피아니스트이다. 본인만의 개성을 조금 더 키우고, 몰아치는 듯한 힘과 에너지를 자신 있게 표현한다면 세계적인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정규빈 (Hyubin Chung / Korea)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곡했다.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담백하고 단정한 해석의 도입부부터, 전체적으로 진중하면서도 깔끔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한 줄 한 줄 책을 써내려 가듯,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브람스를 연주했다. 소리가 퍼져있지 않고, 정제되어 있다. 양손으로 같은 멜로디라인을 연주할 때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는데, 너무나도 훌륭한 레가토로 노래해 냈다. 오케스트라와의 합도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좋았고, 솔직히 콩쿠르가 아닌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 마디마다 충분히 노래해서 정성스럽게 책장을 넘기는 듯한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브람스의 곡이다 보니 조금 더 깊이 있고 무게감이 느껴지도록 쳤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필자는 정규빈만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해석, 부드러운 터치로 연주되는 브람스도 매우 듣기 좋았다. 경연이라는 긴장감을 잊게 만드는, 여유와 노련함이 돋보이는 훌륭한 연주였다.👏

 

 

 

3. 자루이 청 (Jiarui Cheng / China)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선곡했다.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시선을 끄는 찰랑 찰랑한 생머리가 인상적이었다. 필자가 본선 2차에서 아쉬웠던 부분(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헤어스타일 때문에 표정이 안 보였던 것)을 결선무대에서  말끔히 해소해 주었다.^^ 내려오는 머리를 계속 넘기긴 했지만 확실히 음악 표현이 얼굴 표정에 드러나니까 연주가 훨씬 더 생동감 있고, 선명하게 다가왔다. 본선 2차 연주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워낙 기본기가 탄탄하고, 타건이 좋으며, 깔끔하고 예쁜 음색으로 섬세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이다. 오히려 본선 2차에서보다 결선에서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연주를 즐기는 모습이 참 좋았다.👏

 

 

 

4. 김송현 (Songhyeon Kim / Korea)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곡했다. 큰 키와 큰 손을 가진 연주자인 만큼 선곡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역시 스케일도 크고, 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곡을 선택했다. 1악장 초반에 미스터치가 조금 있었다. 템포도 불안한 부분이 있었고, 프레이즈가 끊기며 오케스트라와도 살짝 어긋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미스터치는 좋은 연주에 있어서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콩쿠르의 참가자들 실력이 다들 너무 뛰어나서 작은 미스터치 하나도 점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긴장하게 하는 것 같다. 초반 연주가 불안하긴 했지만 뒤로 갈수록 차차 안정을 찾으며 플레이가 점점 살아났다. 터치가 아주 탄탄하고, 곡에 충분히 몰입되어 있었다. 풍부한 음색 또한 김송현 참가자의 장점인데, 건반의 깊이가 남다르다. 긴장한 탓에 1악장이 끝난 후 땀을 비 오듯 흘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2악장에서는 옥구슬 굴러가듯 유려한 테크닉으로 아름답게 노래했다. 2002년생 어린 나이에 비해 완급조절이 정말 뛰어난 연주자인 것 같다. 3악장에서도 약간의 미스터치를 제외하면 탁월한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피날레에서 마지막 힘까지 다 끌어내어 최선을 다해 연주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2,3악장이 너무 좋아서 그에 비해 조금 불안했던 1악장이 더 아쉽긴 했다. 실수가 신경 쓰여서인지, 최선을 다해 연주를 잘 마무리한 것에 벅차올라서 인지, 인사할 때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미 이전 라운드에서 충분히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상위권 입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눈부시게 성장할지,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 피아니스트이다.👏

 

깔끔 그 자체였던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TFO)의 사운드. 카메라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 모습이 많이 담겨서 좋았다.

 

이승원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휘. 그의 훌륭한 지휘 덕분에 협연한 모든 참가자들이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결선 진출자 4명 모두 각기 다른 매력으로 너무 잘 쳐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파이널 점수와 이전 라운드의 점수를 합산해서 순위가 결정되는데.. 솔직히 누가 우승해도 반박 불가일 듯하다.^^

자, 그럼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피아노부문 1위! 우승자는~두구두구...🥁 💓

 

 

 

짠!  우리나라의 정규빈 참가자가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김송현, 3위 선율, 4위는 자루이 청으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 연주자들 정말 정말 자랑스럽다~~!👍유망한 한국인 연주자에게 시상하는 박성용 영재특별상과, 관객 투표로 받게 되는 유네스코 음악상은 김송현이,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본선 2차 경연에서 윤이상의 작품인 '인터루디움 A(1982)'를 가장 탁월하게 해석한 참가자에게 시상하는 윤이상 특별상은 미소라 오자키가 수상했다.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정규빈이 결선 연주 후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웃음 짓고 있다.

 

🏆 2023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1위! 우승자 정규빈(26)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을 사사하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안티 시랄라에게 배우고 있다. 2016년, 제14회 도쿄 음악 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우승자 정규빈은 수상 직후 무대에서 "이번 콩쿠르의 본선 1차부터 결선까지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선곡했다. 준비한 모든 곡을 연주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고,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어 영광이다. 아직 연주자로서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앞으로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음악을 항상 사랑하는 음악가가 되겠다."라고 겸손하고 멋진 수상소감을 전했다.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피아노부문) 수상자들. 왼쪽부터 자루이 청(4위), 정규빈(1위,우승), 김송현(2위,박성용 영재특별상,유네스코 음악상), 미소라 오자키(윤이상 특별상).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입상자 연주회의 프로그램.>

 

 앞으로 1시간 후(11월 5일 일요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수상자 전원이 콘서트를 한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연주자들의 땀과 노력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눈부신 그들의 음악 행보를 응원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높은 퀄리티로 훌륭하게 진행, 마무리된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며, 행복하게 이번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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