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공포증과 싸운 연주자들
🎼많은 이들이 피아니스트라는 직업을 떠올릴 때, 화려한 무대와 완벽한 연주를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연습과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 그리고 보이지 않는 도전인 '무대공포증'이 자리하고 있다.
'무대공포증'이란 공연이나 발표와 같은 상황에서 극도의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연주자로서 무대에 선다는 것은 관객들과 소통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기에 무대공포증은 가벼운 떨림이나 긴장을 넘어 연주의 결과와 연주자의 커리어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필자 역시 피아노를 전공하던 시절, 무대공포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무대 위에서는 예상치 못한 압박감과 두려움에 쉽게 무너졌고, 한번 무너지니 그런 일들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점점 사라지는 자신감과 함께 '연습이 부족한 거야', '난 멘탈이 너무 약해'라고 자책하며 더욱 혹독하게 자신을 밀어붙였지만, 끝내 그 벽을 넘지 못한 채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블로그 첫 번째 포스팅인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 다시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고 연주에 도전하면서 당시의 선택을 되돌아보곤 한다. 무대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도망치 듯 피했었던 그때의 모습이 떠오를 때면 후회가 밀려오지만, 다시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행복하다.👌
'도망친 자🏃♀️➡️' 였던 필자와 달리, 많은 피아니스트들은 이러한 두려움을 안고도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난다. 그들은 어떻게 무대 공포증을 극복했을까? 혹은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고 연주를 이어나가고 있을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무대공포증을 경험한 피아니스트들을 비롯해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특히 기사화된 그들의 인터뷰를 통해 무대공포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의 경험과 극복 과정이 피아니스트는 물론, 무대에 서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거장들도 떨린다! 전설의 피아니스트, 최고의 스타 피아니스트들에게도 예외 없는 무대공포증
이 포스팅을 준비하며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무대공포증 경험을 읽는 동안, 세계적인 거장들조차 무대공포증을 겪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들이 두려움을 딛고 연주를 이어온 과정에서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
이름만 들어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글렌 굴드, 그리고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를 비롯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레전드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스티븐 허프,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까지. 그들이 겪은 무대공포증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러시아, 1903~1989)
무대 공포 증세가 심해 4차례나 은퇴를 반복했다. 연주회 전날이면 심한 위경련을 겪었고, 매니저가 등을 떠밀어야 가까스로 피아노 앞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스스로 이렇게 속삭이곤 했다. “나는 오늘 연주할 곡을 잘 알아, 안다고.”
•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캐나다, 1932~1982)
누구보다 무대에 두려움을 느꼈다. 청중이 매섭게 노려보는 무대 연주보다 텅 빈 스튜디오 녹음을 선호했다. 그가 남긴 숱한 명반은 어쩌면 무대 공포증이 건넨 선물일지도 모른다.
•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아르헨티나, 1941~)
공연 직전에 연주를 자주 취소해 악명을 날렸는데, 무대 공포증이 원인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이 다가오면 '콧물이 흐르고 손가락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면서 치아가 캐스터네츠처럼 딱딱 소리를 내며 부딪칠 정도'였다.
• 피아니스트 스티픈 허프(영국, 1961~)
"온몸이 마비되고 뱃속이 울렁거리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심장이 요동친다.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라는 질문이 불안의 핵심이다."
•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스페인, 1876-1973)
"무대는 악몽이다. 수천번을 연주해도 공포감은 처음 연주할 때처럼 그대로였다."
•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미국, 1959~)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온몸의 세포가 소리를 지르는 것 같다."
1990년대 후반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청중의 심한 야유를 받은 이후 무대를 오를 때마다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두려움과 '함께' 무대에 서다. 무대공포증의 원인과 연주자들의 극복 방법
무대공포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과거의 실패 경험, 완벽주의 성향, 경험 부족, 연습 부족, 열등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피아니스트 정승미의 저서 <무대 공포증 극복 시크릿 >에서는 무대공포증을 극복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철저한 연습을 통한 자신감 향상
2. 긍정적인 자기 확인을 통해 불안감 조절
3. 구체적인 무대를 가정한 이미지 트레이닝
4. 자신만의 연주 루틴 만들기
5. 최상의 컨디션 유지
💁♀️이 외에도 세계적인 연주자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무대공포증을 다스려왔는데, 피아니스트 앰마누엘 액스, 백건우, 백혜선, 김준형을 비롯하여 전설적인 바이올린 연주의 거장 예후디 메뉴인의 무대공포증에 대한 자세와 극복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액스(미국, 1949~)
정신없이 수다를 떨며 긴장을 푼 뒤 무대에 오른다.
• 피아니스트 백건우(한국, 1946~)
무대에 오르기 전 1분간 부동자세로 호흡을 가다듬는다.
• 피아니스트 백혜선(한국, 1965~)
무대 직전 잠을 자면서 긴장을 해소한다.
• 피아니스트 김준형(한국, 1997~)
"광활한 우주에 비해 한없이 작은 이 무대에서 뭘 이렇게 긴장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거짓말처럼 울렁증이 사라졌다."
•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미국, 1916~1999)
연주 시작 15분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며 몸을 이완했다고 한다.


💙극복을 넘어 '연주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기
세계적인 연주자들조차 무대공포증을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스리며 연주를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무대공포증은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 '함께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 피하고 싶은 장애물이 아닌, 오히려 연주의 활력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긴장과 떨림은 우리가 그만큼 무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심을 다해 준비해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감정을 두려움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설렘과 집중력으로 전환하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무대공포증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은 자세,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조절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해답일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들 앞에서 리허설을 반복하며 익숙한 공간과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도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꾸준한 운동(걷기, 가벼운 조깅, 수영 등) 역시 신체적 긴장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도, 스타 피아니스트들도 무대 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들 역시 무대 뒤에서는 무대공포증이라는 두려움에 늘 맞서야 했다. 화려해 보이는 무대는 결국 피아니스트의 노력과 열정, 인내의 결과물인 것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습하고 준비한 무대라면,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순간을 꿈꿔보자. 떨림마저도 음악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무대에서 나만의 빛을 발할 수 있기를!✨
(제2의 꿈을 향해 다시 도전하는 지금, 무대 공포증을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나의 힘은 다름 아닌 '엄마를 응원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 가득 응원의 한마디'다. "고마워~~ 아들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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