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Rachmaninoff, Rhapsody of Theme of Paganini, Op.43)
🎼 작품 배경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가 파가니니(이탈리아의 바이올리니스트,작곡가)의 <24개의 카프리스> 중 24번 주제를 바탕으로 만든 피아노 협주곡이다. 마치 영화음악처럼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곡의 흐름과 연주자가 탁월한 기교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화려한 작품으로써 관객들과 피아니스트들에게 사랑받는 협주곡 중의 하나이다.(세계적인 국제 콩쿠르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1927년,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연주로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초연한 것을 비롯해 여러 곡을 발표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물론 왕성한 활동 덕분에 그의 명성은 수그러들지 않았지만 음악가로서 조금씩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던 시기를 맞이했던 것이다. 그는 다시 한번 음악계에 자신의 위상을 보여줄 작품을 발표하고 싶어 했는데, 그 고민 끝에 완성한 곡이 바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Rachmaninoff, Rhapsody od Theme of Paganini, Op.43]인 것이다.
특히 파가니니의 곡을 인용한 것이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면서도 자신의 인기를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소재라고 판단한 그는, 마침내 1934년 스위스 루체른 호숫가의 한 별장에서 한 달여 만에 이 명작을 탄생시켰다. 같은 해 11월 7일, 볼티모어에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초연(라흐마니노프의 연주) 역시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냄으로써 이른바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곡의 구성
쉬지 않고 진행되는 이 협주곡은 빠르게(1~10 변주), 느리게(11~18 변주), 빠르게(19~24 변주)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보통의 변주곡이 시작하면서 주제를 먼저 제시하는 것에 반해 이 곡은 간단한 변주 후에 주제를 제시하는 것이 독특하다. 특히 관객들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 도입부가 매우 독창적이고 곡 전체의 긴장감을 예고해 준다.(실제로 첫 음(A)이 나올 때 깜짝 놀라는 관객들도 많다.^^)
시작부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불꽃 튀는 경합을 하며 달려가다가, 전곡 중 가장 유명한 18 변주(안단테 칸타빌레)가 펼쳐진다. 라흐마니노프만의 감성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애잔한 이 선율은 따로 독립적으로도 많이 연주될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다.(필자는 개인적으로 여러 피아니스트의 제18변주를 먼저 들어본 후 처음부터 다시 감상하기도 한다. 각 피아니스트만의 개성과 해석,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 변주부터 23 변주까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화려하고 강한 에너지가 쉴 틈 없이 이어지고, 마지막 24 변주에서는 피아노가 숨 막히게 주제를 연주하다(24 변주는 라흐마니노프 자신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한다.)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끝을 맺는다.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시작과 끝맺음이 무척 인상 깊은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Alexander Malofeev)의 연주
✨러시아 출신의 떠오르는 젊은 신예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필자가 "내겐 너무 특별한 피아니스트" 카테고리에 그를 소개할 때까지만 해도 유럽에서의 인지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22살, 아직 앳된 외모의 말로페예프는 이후 두 차례의 내한공연(협연, 독주회)을 통해 단숨에 수많은 국내팬을 확보했을 정도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모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연주 스케줄이 취소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아주 성실하게 연습과 다양한 무대(협연, 독주, 실내악)에서의 연주에 집중하며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걸려서 연주가 취소되자, 자신의 인스타를 통해 자필편지와 함께 아픈 목소리로 직접 진심 어린 영상 메시지를 보낸 모습도 팬들에게 매우 따뜻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은 워낙 전설의 명언들이 많지만 지금 필자가 소개하려고 하는 10대의 말로페예프가 연주한 이 협연 영상은 전설적인 거장 피아니스트들과는 또 다른 순수함이 물씬 풍기는 깨끗한 해석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연주 BEST 3안에 꼽는다.^^
먼저.. 테크닉이 '완벽'하다. 러시아 출신의 연주자, 또는 러시아에서 피아노의 기초 교육을 받은 피아니스트들은 일단 테크닉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음 하나 허투루 지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음악을 섬세하게 다 표현하면서도 개성 있는 해석을 보여주며, 얼음처럼 서늘할 정도로 완벽한 연주를 추구한다. 어렸을 때부터 '제2의 키신'으로 불리며 피아노의 신동으로 유명했던 말로페예프의 테크닉과 음악성 역시 그렇다.
휘몰아치듯 연주하면서도 가볍고 쉽게(쉬워 보여서 소름 돋는다😐), 느린 부분에서는 과하지 않는 감정표현으로 너무 루즈하지 않게, 참 맑고 청순한 연주를 들려준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의 지휘로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함께했는데, 그의 눈부신 재능을 바라보며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낸 지휘자 정명훈의 흐뭇한 '아빠미소😊'가 참 보기 좋다.^^
제18변주(15:47)에서 조금 더 여유 있고 깊이 있게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아주 잠깐! 들었지만, 연주를 들을수록 순수한 소년의 손끝에서 표현되는 티 없이 맑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더욱 감동적으로 와닿았다.❣️
뛰어난 테크닉과 완벽한 밸런스를 가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음악에 대한 순수하고 진지한 자세로 한 해 한 해 더욱 성숙하고 깊이 있는 연주를 들려주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설레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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