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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별 추천 연주

[쇼팽 스케르초 2번] 피아니스트 < 조성진 > 편 (feat.유퀴즈📺)

by pianovella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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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출신의 위대한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

 

🎼 F.Chopin Scherzo No.2 in b flat minor Op.31

 

스케르초  2번은 쇼팽이 1837년에 작곡한 낭만적인 피아노 음악의 걸작으로, 그의 4개 스케르초 중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어인 '스케르초(Scherzo)'를 음악적으로 해석하면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빠른 춤곡'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백작의 딸을 사랑했던 쇼팽이 아버지의 반대로 구혼이 성사되지 못하자 그 애증의 감정과 슬픔, 인생에 대한 회의를 담아 작곡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후에 이 곡은 푸르스텐슈타인 백작의 딸에게 헌정되었다.)

 

필자는 예술중학교 재학 시절 이 곡을 처음 레슨 받았는데 뭔가 불안하고 불길한(?) 느낌의 첫 음과 셋잇단음표의 멜로디, 그리고 화려하게 수를 놓는 듯 이어지는 음계, 웅장한 화음 등 흥미로우면서도 독특하고 긴장감 있는 도입부가 무척 인상 깊었다. 조용하고 애절한 멜로디로 전개되는 B파트는 매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데, 개인적으로 이 서정적인 선율 부분이 너무 좋아서, 배우게 되었을 때 정말 신나 했던 기억이 난다. 아름답고도 슬픈 B파트가 끝나면 열광적인 오프닝 파트가 더욱 강렬하게 돌아오고, 어마어마한 음역을 건너뛰며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템포와 분위기의 극적인 변화 속에서 매우 기교적인 진행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인 이 곡은, 쇼팽의 놀라운 테크닉적 능력과 함께 그가 피아노를 통해 창의적인 실험을 함에 있어 좋은 예가 많이 보이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피아노 레퍼토리에서도 한결같이 사랑을 받고 있어서 자주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로 남아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유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필자에게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이제 '쇼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피아니스트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인으로의 자긍심을 심어준 자랑스러운 음악가이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귀한 연주를 들려주는 준비된 거장임에 틀림없다.

그가 얼마 전 방송 된 TV 프로그램 유퀴즈('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말하길, 쇼팽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거의 모든 곡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주 연주해 왔던, 손에 자연스럽게 익은 곡들이었다고 한다. 스케르초 2번도 그중 하나인데,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은 조성진이 중학교 시절 스케르초 2번을 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어린아이가 음악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조성진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정명훈은 이때부터 조성진을 자신과 협연할 수 있는 무대에 설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최근에도 정명훈과 조성진은 지난 3월 2일(세종 예술의 전당),3일(서울 롯데콘서트홀), 4일(아트센터 인천),5일(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하는 무대를 성황리에 마쳤다. 정명훈은 공연 전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도 "연주자는 평생 겸손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제일 힘들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성진의 오늘과 15년 전을 보면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입니다. 내가 했던 것 보다도 몇 배는 더 잘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자랑스럽습니다."라며 차근차근 훌륭하게 성장해가고 있는 조성진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휘자 정명훈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출처:크레디아)

 

2015년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라운드에서 스케르초 2번을 연주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조성진의 스케르초 연주는 한마디로 밸런스가 너무 좋아서 흠잡을 것이 없는, 전체적으로 '모든 걸 다 갖춘 연주'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해석과 함께 극적이고 정열적이면서도 정제된 섬세함과 유려함으로 아주 고귀하며 시적인 감수성이 깃든, 세련된 연주를 들려준다.

완벽한 테크닉은 말할 것도 없다. 고음을 강하게 연주하는 부분에서도 소리가 뭉그러지거나 납작한 소리가 나지 않고 음이 하나하나 살아서 동그랗고 탄력 있는, 아주 선명한 소리를 내며 환상적으로 연주한다. 

개인적으로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온 녹음보다 쇼팽 콩쿠르 실황 연주를 더 좋아하는데,  실황 연주만의 매력이랄까? 마지막음 소리가 잘 안 나서 머쓱해하며 짓는 미소까지도 마치 젊은 쇼팽의 수줍음을 보는 것 같아 풋풋해서 아름다웠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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